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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
등록일 2021-10-08 오후 12:11:18 조회수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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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10-08 09:36:38

 
▲장일석 새금융사회연구소 이사장
 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이 뜨거운 지금, 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가 세금이라는 이유로 기업의 경영권과 중산층의 정당한 부의 승계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의미있는 정책공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외견상 상속세율은 50%지만 대주주 할증과세를 적용하면 60%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오죽하면 국회 입법조사처조차 고율의 상속세가 납세자의 탈법을 조장하고 저축과 투자, 사업승계를 통한 기업의 영속적 발전을 저해한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공감은 하면서도 상속세율을 인하할 경우 부의 세습을 용인한다는 비판이 두려워 정작 관련 법안 처리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국세청 세수에서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1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는 상속세를 인하하더라도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수확보 차원에서 고율의 상속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 속성이다. 따라서 기업은 부의 창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데, 부의 축적에 대한 징벌적 과세에 다름 아닌 고율의 상속세는 기업인들의 부의 창출 의지를 꺾음으로서 결과적으로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아 지속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탄탄대로를 질주하려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리경제의 허리격인 중견·중소기업이 견실해야 한다. 상속세를 인하 또는 폐지하면 기술력 있는 많은 중견·중소기업이 장수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다. 장수기업은 세대를 이어가며 장인의 정신을 승계함으로써 명품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준 기업은 여타 기업들에 비해 오너의 애사심이 남다른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을 물려받은 자녀는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헌신적으로 경영을 하기 때문에 기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다. 또한 선대 때부터 기업에 몸담아오면서 가족 구성원과 다름없이 지내온 종업원들을 계속해서 일하게 함으로써 고용안정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의 가업승계가 단순히 부의 이전보다는 훨씬 큰 공익을 우리사회에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일가가 고 이건희 회장 사후에 상속세 11조원을 납부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만 했던 사례를 차치하더라도 상속세 납부가 어려워 오너 일가가 평생을 일궈온 우량 기업의 경영권을 포기해야만 했던 사례가 우리 사회에 수없이 많다.
  
기업주가 생전에 기업경영을 통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했음에도 그 기업주가 사망하게 되면 기업경영을 통해 축적한 재산(기업 경영권)에 대해 상속세라는 미명하에 또다시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일까. 선대 때부터 오너 일가가 혼신을 바쳐온 기업을 막대한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과연 우리사회의 정의인가.
 
이런 토양에서는 10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을 기대할 수 없다. 통계에 의하면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 2018년 기준 일본은 3만3천, 미국 1만2천, 독일은 1만여 개인데 비해 한국은 단 9개에 불과하다.
  
한 나라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려면 경제의 저변, 즉 중견·중소기업이 튼튼해야만 한다. 경제를 항아리에 비유하면 중견·중소기업은 항아리의 허리와 바닥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위이다. 중견·중소기업 부분이 항아리 허리처럼 건강한 모습이 되어 세계 경제를 견인할 힘을 가지게 된다.
 
 
이제는 상속세를 폐지하여 우리나라 경제를 중견·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체질로 변화시킴으로써 한국경제가 세계를 주도하는 환경을 조성해나갈 때다. 기업에 대한 상속세가 꼭 필요할 경우 세율을 인하하거나, 온건한 가업승계를 통해 기업이 정상화한 후 거치기간을 두고 장기간에 걸쳐 분할 징수하면 기업은 기업대로 존속하게 하면서 세금도 원활하게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항간에서는 상속세를 인하하는 것은 부의 세습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단면만 보는 잘못된 시각이다. 상속세 인하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을 존중하는 것으로, 기업에게 자유로운 경영환경 속에서 계속적으로 가치를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종국적으로 국가경제와 국민복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비판이 두려워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이런 점에서 모처럼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상속세 폐지를 소신있게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우리나라의 미래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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